결과 곁1 곁과 결 (1) : 설거지와 글쓰기 2014. 11. 10 한순간에 쌓아올리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언제라도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는 '일상'이라는 세계. 그 세계를 붙들고 또 다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시간. 하루에 후라이팬을 세 번정도 닦다보면 좋은 후라이팬 하나가 한 사람의 삶에 꽤 큰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세끼를 꼬박 챙겨먹은 날, 마지막 한술을 채 삼키기도 전에 싱크대로 가 입안에 가득한 밥알을 꼭꼭 씹으며 설거지를 했다. 싸고 양이 넉넉한 세제를 풀어쓸 때마다 지나치게 많이 일어나는 거품을 매만지며 '이건 좀 너무 하지 않은가'라는 생각을 반복하다 베이킹파우더로 세제를 바꾸었고 후라이팬을 세 번 닦던 날은 세제를 쓰지 않고 설거지를 해보았다.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설거지 방식이었지만 이상한 확신이 나를 이.. 2014. 11. 1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