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팡이1 도둑 고양이와 함께 살기, 곰팡이에게 안부를 묻기 2013. 9. 13 출근하기 위해 현관문을 여는 순간 역한 냄새가 올라왔다. 쓰레기종량제 봉투 속에 있던 닭뼈를 고양이가 파헤친 것이다. 다 튿어져 널부러져 있는 종량제 봉투 주위로 씹다가만 닭뼈가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다. 나는 잠깐 그 잔해들을 내려다볼 뿐 그 무엇도 할 수가 없었다. 여러번 씹히고 씹혀 앙상하게 남은 닭뼈와 옆구리가 터진 종량제 봉투를 어쩌지 못했다. 새벽,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다 일어나 세탁기를 돌리며 주변에 흩어져 있던 닭뼈의 잔해들을 다소 신경질적인 몸놀림으로 차버렸다. 닭뼈들은 흩어졌지만 잠깐 눈에 보이지 않을 뿐 현관문 앞을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일구기는 어렵지만 잠깐만 손을 놓아도 속수무책으로 마모되고 손쓸 수 없을 정도로 썩어버리는... 살림들. 쓸고 닦고, 뚝딱뚝딱.. 2013. 9. 1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