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 만한 지나침1 세상에 보내는 한 통의 편지 보내야 할 중요한 편지를 쓰지 못한 채 겨울을 맞이합니다. 서랍 안의 장갑이 손의 증거인 것처럼 보내야할 편지가 있다는 건 곁에 누군가가 있다는 증표라고 해도 좋을까요. 쓰지 못했고 그래서 보내지 못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매일매일 편지를 쓰는 마음으로, 매일매일 편지를 보내는 마음으로 지내고 있다는 것을 이 영화를 보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오늘(도) 편지를 써야겠다는 다짐을 했어요. 지금 쓰고 있는 이 글이 당신에게 도착할진 알 수 없지만 당신이 제게 먼저 편지를 보내주었기에 오늘도 저는 당신에게 답장을 쓸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영화가 편지를 닮아 있다고 생각했어요. 우편엽서처럼 멀리서 도착하는 짧고도 반가운 메시지가 아니라 언제 보낼지 기약할 수 없지만 노트에 쟁여가는 편지말입니다. 세상에 보내는.. 2019. 12. 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