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일찍 씌어진 글1 너무 일찍 쓰인 글 2015. 3. 16 더딘 문장 앞에서 자꾸만 몸이 무너져내리는 이유. 무거운 추를 몸에 이고 달리는 사람, 그러나 그 추의 무게를 짐작조차 하지 못하는 순진하고 절망적인 러너는 가벼운 발놀림만을 믿고 호기롭게 달려나가지만 어딘가에 들러 붙어 있는 추 탓에 도무지 무게 중심이 잡히지 않아 이내 고꾸라지고 마는 것이다. 백지 위를 가로질러 달려나간다는 것, 글쓰기가 자신도 모르는 추를 짊어지고 달리는 일과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도망치듯 달려나가는 가쁜 걸음을 닮은 문장들을 떠올려본다. 무너지고 앞으로 고꾸라지는 몸을 다시 일으켜 세워 한 발 한 발 더디게 걷는 일이 무너지고 고꾸라지는 일을 배우는 것과 다르지 않은 일인지도 모르겠다. 무너짐과 고꾸라짐도 배움일 수 있다면 그것은 글쓰기의 의욕과 사명감.. 2015. 3. 1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