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적순간1 언어를 타고 몸이 간다 선상 위에 올라온 미끄덩한 ‘그것’은 물밖의 공기가 제 몸을 감싸는 것을 견딜 수 없다는 듯, 온몸을 뒤척이며 뛰어오른다. 물속에서와는 전혀 다른 몸짓으로, 저 자신도 알지 못했던 몸짓으로, 그러나 물속에서 익힌 바로 그 몸짓으로, 자유와 죽음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뛰어오른다. 경계선을 뚫어내기 위해 도약을 해보지만 ‘길’은 좀처럼 만들어지지 않는다. 다만 ‘그것’은 이내 ‘물고기’라는 이름을 얻게 된다. 새로운 이름을 얻자 그 의미를 알 수 없었던 선상 위의 도약 또한 ‘싱싱함’이라는 이름을 얻는다. 물고기의 숨통이 끊어지면 ‘생선’이라는 또 다른 이름으로 불리게 될 것이다. ‘그것’은 물밖에서 길을 내려했지만 그 도약의 힘은 ‘물고기’로, 다시 ‘생선’으로, 다만 지상에 더 가까운 이름으로 변해갈 뿐이.. 2011. 5. 2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