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들의 학교1 박민정의 두 번째 소설집(계속) 너는 듣거나 보지 못했겠지만, 선생은 종종 혼잣말을 했고 즐거운 상황들을 강박적으로 상상하다 히죽 웃곤 했다. 아카데미가 있는 동네를 벗어나면 선생은 고삐 풀린 것처럼 행동했다. 집 앞 카페에 앉아 공부를 할 때 증상은 심해졌다. 콧구멍에 손가락을 넣고 오랜 시간을 들여 천천히 후비는가 하면, 아이처럼 손가락을 빨아대기도 했고 머리카락을 뽑기도 했다. 선생은 어느 정도 자기 행동을 자각하고 있었다. 어린 시절 부모에게 상습적으로 구타를 당하던 때 그랬던 것처럼 일종의 틱 비슷한 증상이 시작됐다는 것도 물론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선생은 애써 자기 행동을 고치려 들지 않았다. 대학원생으로서, 시간강사로서, 입시 컨설턴트로서의 자신과 그 외의 자신을 구분하는 것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선생은 남들이 보지.. 2018. 12. 1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