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스트의 책상1 더 많은 가난⏤바깥으로 나아가며 이어가기 배수아의 『일요일 스키야키 식당』(문학과지성사, 2003)은 한국이 IMF를 한참 지나는 길목에서 공개된 소설입니다. 그 당시 흔하게 접해온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나 그와 무관하게 마침내 자유로운 삶을 향해 나아가려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와 달리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건지 뚜렷하게 파악하기 힘든 이야기를 계속 이어가려는 것처럼 보입니다. 오늘 밤 가난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지 않으면 죽임을 당할 수도 있는 사람인 것처럼 매일 밤 가난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무대에 올립니다. 가난에 얽혀 있는 사람들은 서로 느슨하게 이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야기를 따라갈수록 가난은 생생함보다는 추상적이고 사변적인 방향으로 흐릅니다. 그건 배수아가 가난을 통해 사회의 부조리를 증언하거나, 해결의 필요성이나 .. 2023. 10. 1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