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새벽시장1 시장에서의 배움 2016. 3. 8 도시에 사는 독신들이 그러하듯 나 또한 어리석게 ‘마트’에 발을 들여놓았고 때때로 그곳에 들러 할인된 상품들과 사지도 않을 물건들의 가격표를 쥐새끼마냥 몰래 염탐하며 아무도 탐내지 않을 기쁨을 맛보며 홀로 즐거워하곤 했다. 거대한 마트를 나와 집으로 돌아가는 좁은 골목에서야 한줌의 호기심과 실체 없는 기쁨에 탐닉했던 그 어리석음을 마치 증상처럼 돌이켜보곤 했다. 오늘도 내가 한심한 인간이었음을 차마 뼈아프게 자각하지 못한 것은 실로 한심해서겠지만 어느새 습벽처럼 내려앉아 있는 자기 연민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누가 몰아붙이지 않는다 해도 ‘독신’ (해야) 한다는 것은 세계가 갑자기 좁아져버렸음을 도리없이 수락해야 하는 일이다. 고적하고 적빈한 생활 속에서 스스로를 유기하고 또 유기했.. 2016. 3. 1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