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의니힐리즘1 취향의 몰락 아마도 보충수업비나 문제집을 사야한다는 구실로 얼마의 비용을 전용한 것이겠지만 고교시절, 어떻게 하루도 빠짐없이 음반을 살 수 있었는지 아무리 셈을 해봐도 방 한 구석에 수북이 쌓여 있는 음반의 출처를 설명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록음악을 처음 들었던 그때, 나를 사로잡았던 그 매혹의 정체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 수 없었고 그것이 세속의 셈법과 불화하는 것이었는지도 알지 못했다. ‘메탈리카(Metallica)’로부터, 혹은 ‘딥퍼플(Deep purple)’을 거쳐, 아니 ‘라디오헤드(Radiohead)’와 함께 음악적 계보도를 나름의 방식으로 그려가던 그 시절, 내가 의지할 수 있었던 정보는 이나 와 같은 음악 잡지 몇 권이 전부였다. 새로 출시된 음반 소개 기사 하나까지 꼼꼼하게 읽었던 탓에 새로운 .. 2011. 3. 3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