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테이블에 그어진 선분1 커다란 테이블에 그어진 선분 단단한 과일을 좋아하는 이유. 콩알정도의 작은 알맹이가 조금의 틈도 허용하지 않고 단단하게 커진 것도 신기하지만 그 속을 달콤한 과육으로 빈틈없이 가득 채웠다는 게 언제나 경이롭다. 부드러운 과일은 종종 꽃처럼 생각될 때가 있지만 사과나 배와 같은 단단한 과일을 베어물 때면 마지막 한입까지 흐트러짐 없는 단단함이 주는 팽팽한 긴장감으로 산뜻한 기분에 젖기도 한다. 단단한 과일을 쥐면 이 세상이 내게 허락한 작은 선물이 지금 내 손에 도착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지금 이 시간에도 단단한 과일은 오늘 몫의 단단함과 달콤함으로 충만하리라는 예감 속에서 무디고 느슨한 나의 하루를 매만져본다. 공간이 장소가 되어가는 시간성을 체감하는 자리. 그건 단단한 과일을 식료품 코너가 아니라 한 그루의 나무를 통해 매.. 2019. 5. 2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