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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하는 생활

"하나의 세계"

by '작은숲' 2012. 7. 29.




여름에도 차는 뜨거운 것으로 마시고 차가운 물보다는 미적지근한 물을 마시게 된 습관은 어쪄면 내 집에 냉장고가 없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물론 나는 건강을 생각해서 미적지근한 물을 선호하고 돈을 내고 먹는 음식은 어쨌든 뜨거워야 한다는 고리타분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2000년대 소설의 아이콘인 박민규의 <카스테라>에도 '냉장고'가 나온다. '웅~ 소리를 내며 쉬지 않고 돌아가는 썩지 않는 세계'. 골방에서 "하나의 세계"를 만났다고 했던 작가 박민규는 자신의 방에 처음으로 냉장고가 들어왔을 때의 감흥을 그런 식으로 표현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터무니 없이 늦었지만 이제 나도 그 '부패가 없는 세계'에 들어온 느낌이다. 쉼없이 형형하게 빛나고 있을 저 냉장고의 세계가 내 집에 들어왔다. 그 기념으로 차가운 물 한컵을 어떤 제의를 치루듯 얼얼하게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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