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행위의 임계1 건네받은 (말)원고 뭉치 근자에 더욱 활발히 회자되고 있는 벤야민의 (1940)는 그가 아득한 국경 앞에서 초조한 시간을 보내다 우연히 만난 아렌트와 하인리히 부부에게 맡긴 원고 뭉치였다. 가까스로 비자를 구한 이 부부는 리스본에서 체류한 3개월동안 벤야민이 건네준 역사 테제들에 관해 열렬하게 토론했다. 벤야민은 자살했지만 그의 원고 뭉치는 남았다. 살아남은 아렌트는 그에게 맡겨진 원고를 읽고 토론했으며 그것에 대해 다시 썼다. 누군가는 죽었고 누군가는 살아남았지만 그 생(生)과 사(死) 사이의 아득한 거리는 한낱 우연에 지나지 않은 것이었다. 맡겨진 원고 뭉치는 남겨진 아렌트에 의해 ‘말 뭉치’가 되어 살아남은 이들의 것이 될 수 있었다. 벤야민의 글이 오늘날 많은 이들의 ‘말’과 ‘글’에서, ‘생활양식’과 ‘희망’에서 발견할.. 2012. 7. 1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