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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하는 생활

살림글살이(1)―쓸 듯이 쓰기, 쓰며 살기

by 작은 숲 2024. 10. 2.

2024. 10. 2


작년 이맘때쯤 누구나, 언제나 비평 쓰기를 할 수 있으니 함께 써보자는 뜻을 품고 <매일 비평 연습>이라는 모임을 열었습니다. 그때 ‘매일’을 그저 반복되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펼치는 나날’이라 풀어써보았고 ‘비평’을 ‘되비추기’라 다르게 써보았습니다. ‘연습’은 ‘갈고 닦는 일’이라 풀어썼는데 이를 ‘쓸고 닦는 일’이라 적어도 좋겠다 싶어요. 이를 엮어보면 ‘나날이 되비추(려)는 쓸고 닦음’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새삼 살림이 이미 이런 뜻을 넉넉히 품었구나 싶어요. 살림은 나날이 새롭게 펼치는 일일 테니까요. 

어제 모임을 가만히 돌아보다(되비추기) 스르륵― 오늘이 새롭게 펼쳐집니다. 살림이 나날이 새롭게 펼치는 일이라면 살림글 또한 나날이 기쁘게 써야겠구나 싶더군요. 살림글쓰기 모임 자리에서 자주 쓰고 더 많이 써보라는 말로 글벗들을 북돋거나 쓸 수 있도록 거들었는데 저야말로 자주 쓰지 못하고 있었으니 모임 자리에서 내어놓았던 말(씨)이 오늘 제 살림 안에서 새로운 싹을 틔운 듯합니다. 살림글을 쓰는 나날이자 살림글로 열고 닫는 하루하루며, 나날이 곁을 쓸고 닦으며 작은 살림살이 하나를 줍는다(주워 건넨다)는 뜻을 품은 ‘살림글살이’라는 이름을 지어보았습니다. 

걷다가, 강의를 하다가, 책을 읽다가, 이야기를 나누다가, 밥을 짓다가, 마을 둘레를 달리다가, 운전을 하다가, 자다가, 몸을 씻다가, 글을 쓰다가 문득 떠오르는 생각을 짧게 적어볼 수도 있겠고, 나조차 잊었던 살림씨앗이 불쑥 싹을 틔울 때 그 모습을 담을 수도 있겠고, 이곳저곳을 누비며 누리는 동안 마주한 이들을 글로 옮겨볼 수도 있겠다 싶어요. 한끼만 걸러도 몸에 기운이 빠지는 것처럼 하루도 거르지 않고 살림글살이를 잇는다면 몸과 맘을 든든하게 다져볼 수도 있겠구나 싶어요. 묵혔다 글을 쓰는 게 몸에 밴 터라 나날이 쓰지 못하는 날도 더러 있겠지만 그럴 때일수록 가뿐한 마음으로 사뿐히 쓰면 되겠다 여깁니다. 

파일함을 열어 확인해보니 2023년 8월에 연 모임이다.

 

빗자루와 연필⏤살림글쓰기(Ⅱ) 3회 뒷이야기글(2024. 10.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