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선생에게 들은 적이 있지만, 혹자는 내가 데카르트나 칸트에 대해 서술한 것으로부터 영향을 받으면서도, 논문에는 나의 이름을 밝히지 않고, 나의 사고와 닮은 외국인을 찾아서 인용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것을 해도 되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나의 책은 영어로 나와 있어서, 외국에서 작업할 경우에는 내 이름을 인용하는 편이 오히려 편할 것입니다. 일본인으로 서양의 것을 하면서 서양흉내만 낸다면 부끄럽지요. 그러나 연구대상은 외국인이라고 해도 결국 일본의 입장만 생각하고 있지요. 예나 지금이나 한심한 사람들입니다. 나는 이런 상황을 바꾸려고 노력해왔는데, 전혀 바뀌지 않았습니다."
_가라타니 고진, 『근대문학의 종언』(조영일 옮김, 도서출판 b, 2006), 182쪽
'노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말’과 ‘행위’로 짜는 “천 하루의 퀼트” : 작은 공동체에 관하여 (0) | 2013.01.15 |
---|---|
‘둥근' 말의 역사 (0) | 2012.10.18 |
아직 정치가 아닌, 구조적인 쾌락 : 영화 <광해> 단상 (0) | 2012.10.05 |
김기덕의 '식탁' (0) | 2012.09.20 |
말, 부딪힘의 섬광 (0) | 2012.07.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