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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들

전부터

by 종업원 2019. 11. 17.

2019. 11. 17


다대포. 2019. 11


메모를 하면서 손쓸 수 없는 글이 될 것임을 예감한다. 무언가를 쓸 때, 자꾸만 곧 어기게 될 약속을 하는 마음이 된다. 보내지 못한 답장은 어느새 소설이 되어가고, 나는 어디서든 달리고만 싶다. 걷다가 뛰다가 걷다가 뛰다가를 반복한다. 메모처럼, 노트처럼. 구겨지고 버려질 것들을 만드는 생활. 어두운 해변가에 나와 바닷물이 보일 때까지 걷는다. 간조 때다. 평소보다 조금 더 걷다가 바닷물 앞에서 걸음을 멈춘다. 전부터 와보고 싶었던 곳이라 생각했는데, 전에도 왔었던 그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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