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을 익히는 장소1 절망을 익히는 장소 2016. 3. 6 소박한 식단을 꾸리고 그것을 생활에 내려앉히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 오랫동안 애를 써 조형한다해도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는 것이 생활이다. 생활을 나름의 의지로 꾸려갈 때 생각지 못했던 기쁨을 누린다면 그건 당장은 인지하고 있지 못하지만 늘 감수하고 있는 위태로움이라는 비용에 대한 선물일 것이다. 한끼의 밥상을 차리는 일이 마냥 즐거울 때가 있는 이는 언제라도 한끼의 밥상을 차리는 일이 지옥에서의 시간만큼이나 힘겹게 느껴지기도 한다는 것을 안다. 몸의 변화가 내 힘으로 조율될 수 있는 게 아닌 것처럼 생활의 물매 또한 애쓴다고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조금씩 오르락 내리락 하는 몸을 잘 살피지 않을 때 그 작은 물결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다란 파도로 변해 몸을 덮쳐 쉴.. 2016. 3. 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