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타 코끼리 얼룩말1 매일매일 성실한 기적 2014. 10. 18 * 지난 겨울부터 봄까지, 아니 여름을 넘어갈 때까지 나름대로 애를 써가며, 성실히 살았지만 내 삶은 점점 나빠져만 갔다. 기적은 기대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고 내게 닥친 참혹하고 참담한 일들로 삶의 뿌리가 뽑혀나갔을 뿐이다. 독일 베를린에서 한 시인의 시집 해설을 쓰느라 보름 간 제대로 잠을 자지 못했다. 여러모로 많은 이들에게 폐를 끼쳤다. 잠은 부족했지만 성실한 기적에 대한 희망이 있었기에 견딜 수 있었다. 어리석은 시간이었다. 글로써, 관계 맻음의 노동으로 무언가를 증명하고 바꾸려는 애씀, 그 안간힘이 어리석은 일인지 몰랐던 여름, 베를린. 매일매일 성실한 시간을 보낸다면 관계도, 세계도 기적을 잉태할 수 있으리라는 어리석은 믿음에 기대어 썼던 어리석은 글 한 편. 그 여름,.. 2014. 10. 1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