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여름은 어떠니1 상복을 입고 묻는 안부―김애란, 「너의 여름은 어떠니」 김애란이 쓴 단편 소설 「너의 여름은 어떠니」엔 다급한 요청이 두 번 나옵니다. 처음은 대학 시절 좋아했던 선배로부터 온 요청이고 그 다음은 어린 시절, 물에 빠졌는데 누구도 알아차리지 못하고 나 스스로도 도움을 요청하지 못했던 순간입니다. 이 두 요청엔 다행히 응답을 하는 이가 있습니다. 첫 번째 요청엔 ‘나’가 응답을 했고 두 번째 요청엔 ‘병만’이라는 또래 친구가 응답해주었습니다. 그 응답의 흔적이 팔뚝에 남아 있어요. 손이 아니라 팔뚝이라는 점에 주목해봅시다. 얼마나 다급했으면 팔뚝을 잡았을까요. 그건 잡은 것이라기보단 붙든 것에 가까울 겁니다. 누군가가 다급하게 누군가의 팔뚝을 붙듭니다. 도무지 방법이 없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지 않았을까요. 헌데 손이 아니라 팔뚝을 붙들었다는 건 ‘어긋남’.. 2024. 11. 2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