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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적인 것의 사회학2

문학의 곳간 63회_이주란, <한 사람을 위한 마음>(문학동네, 2019) [문학의 곳간 63회 공지]다들 강녕하신가요? (사회적) 거리두기와 (자발적) 격리가 어느 순간 일상 문법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즈음입니다. 겨울이 다 가는동안 만나질 못했네요. (*지난 달 문학의 곳간(62회)는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순연되었답니다.) 이달엔 이주란 소설가의 두 번째 소설집 『한 사람을 위한 마음』(문학동네, 2019)과 함께 문학의 곳간을 엽니다. 이주란 작가의 소설은 얼핏 특별할 것이 없는 사람들의 시시하고 평범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 모두가 저마다 서사화하기 어려운 한두개쯤은 가지고 있음을 환기하게 합니다. 이주란 작가의 소설을 읽는 누구라도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는 것을 구분하지 않는 위계 없는 이야기 하기에 조용히 감동하게 될 것입니다. 곳곳에 있지.. 2020. 3. 18.
아무도 알지 못하는 존재의 아름다움 2018. 1. 26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요상한 버릇이 있었다. 길에 굴러다니는 돌멩이를 적당히 집어 들고 언제까지나 그 돌을 지그시 바라보는 버릇이었다. 내 정신을 쏙 빼놓은 것은 바로 무수한 돌멩이 중 하나일 뿐이었던 그것이 '이 돌멩이'가 되는 신비로운 순간이었다. 난 한 번도 돌멩이에 감정이입을 한 적은 없었다. 이름을 지어 의인화하거나 자신의 고독을 투영하거나 돌멩이와 나누는 은밀한 대화를 상상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근처 길거리에 굴러다니는 무수한 돌멩이 가운데 무작위로 하나를 골라 손바닥에 올려놓고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고 의식을 집중시켜 응시하고 있으면, 점점 별다른 특징도 없는 돌멩이의 형태, 색깔, 무늬, 표면의 모양, 흠집 등이 한껏 선명하게 떠오른다. 그래서 다른 어떤 돌멩.. 2018. 1.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