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면서 생각하게 되는 것들1 말의 영점, 몸의 영점 2018. 11. 27 유난히 길었던 대학원 수업을 마치고 퇴근한 시간이 10시 반. 오늘도 무사히 지나갔구나라는 안도감보다 종일 뭔가 콱 막혀 있는 듯한 갑갑함을 견디는 게 쉽지 않다. 오늘은 종일 수업이 있는 날이고 그건 종일 노심초사 해야 한다는 것. 좀처럼 듣지 않고 끝내 말하지 않는 학생들을 두루 살피며 그럼에도 해야 할 말과 더는 할 수 없는 말들 사이를 줄타기 하듯, 어쩌면 줄다리기를 하듯 용을 쓰다가 탈출하는 마음으로 퇴근한 탓일까. 하루 이틀의 문제는 아니지만 오늘의 경색만큼은 털어내거나 뚫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말차 한잔을 마신 뒤 달릴 채비를 하고 나선다. 가만 더듬어보면 말의 문제이지 않았던가. 매주 강의실은 말이 죽어나가는 것을 묵묵히 목격해야 하는 참담한 현장이지 않는가. .. 2018. 12. 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