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담도 기억해야 한다1 덕담도 기억해야 한다 2017. 8. 16 가끔씩 만나 밥이라고 먹는 관계는 다섯 손가락도 다 채우지 못하는 형편이니 술자리가 마련되는 경우는 말할 것도 없겠다. 몇년만에 한 소설가를 늦은 술자리에서 만났다. 그는 여전히 급했고 부주의해보였다. 나 같이 일상적인 관계가 없는 사람의 눈엔 사람을 향한 그의 호의가 유아적인 과잉처럼 보였을 수도 있겠다. 그가 여전했다기보단 그를 보는 내가 여전했다라고 하는 것이 이치에 더 맞는 말인지도 모르겠다. 만나지 못한 사이 그는 결혼을 했고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되어 있었다. 할말도 없었고 하고 싶은 말도 별로 없었기에 나는 자주 술잔을 비웠다. 마치 그러기 위해 술잔을 비우기라도 한 듯 한때 지근거리에서 비슷한 생애사의 경험을 공유했던 이들을 향한 섭섭하고 억울했던 감정들이 증상처럼 활성.. 2017. 8. 2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