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현1 끈질기게 즐겁게 책이 가진 물성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치카와 사오가 쓴 (양윤옥 옮김, 허블, 2023)에서 “나는 종이책을 증오한다”(37쪽)는 대목과 이어진 내용을 읽으며 뜨끔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저 또한 눈을 반짝이며 열심히 밑줄을 쳤지만 ‘한결같이’ 이런 구절만 눈여겨보구나 싶은 생각도 들어 한구석이 찜찜하기도 했습니다. 생각지 못한 대목을 짚으며 다른 길을 낸다는 점에서 에 더 귀기울이고 싶지만 그게 장애인에 대한 새로운 정보값을 늘려가는 비장애인들의 ‘올바른(PC)’ 방식을 반복하고 있는 건 아닐까 싶더군요. 이 또한 문제될 게 없지만 가끔 이런 책을 접할 때만 잠시 놀라며 장애인에 대한 ‘생생한’ 정보값을 늘려가는 것으로 만족하는 도돌이표가 못마땅했습니다. 일본에서 1960년대 중반에 등장해 1970년대 .. 2024. 3. 3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