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박완서2

문학의 곳간 74회_박완서・장미영, 『못 가 본 길이 더 아름답다』(수류산방, 2012/2018) [74회 문학의 곳간] 안내 74회 문학의 곳간에선 2011년에 작고하신 박완서 선생님이 남긴 최후의 구술이자 가장 종합적인 자전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박완서-못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수류산방, 2012)를 함께 읽어보려고 합니다. 4회(2013년, 장전동 헤세이티)에서 박완서 선생님의 소설 『엄마의 말뚝』(박완서 전집, 세계사)을 함께 읽었던 바 있습니다. 올해는 박완서 선생님이 작고하신지 10주기가 되는 해이기도 합니다. 올초부터 박완서 선생님을 기리는 행사가 곳곳에서 열리고 있고 또 올해 안에 출간 예정된 책도 꽤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만나야 하는 작가인 박완서 선생님이 남긴 (마지막 구술작업이어서 더욱) 생생한 육성을 따라, 늦게 작품 활동을 시작했지만 누구보다 부지런히 작업했.. 2021. 4. 9.
벌레들의 시간 1. ‘사람’과 ‘벌레’ 사이의 말 새로운 빈곤이 우리의 삶을 뒤덮고 있다. ‘나만 아니면 돼’라는 철지난 유행어가 영속하고 있는 시대를 주관하고 있는 새로운 강령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생존’이라는 최종 심급이 우리들의 삶을 좌우한다. 누군가가 사라져야 내가 산다. ‘절멸’의 공포가 ‘너와 나’의 ‘절연’을 조건으로 하는 셈인데, 이러한 ‘관계의 종말’은 우리들의 일상이 더 이상 경험으로 번역되지 않는다는 것을 가리킨다. 경험은 축적되지 않고 다음 세대로 전달되지도 않는다. 사람들이 내·외적으로 영락해가는 것은 이 때문이다. 경험의 빈곤. ‘생존’이 ‘경험’을 대체해버린 시대, 그것을 부끄러움이 사라진 시대라 바꿔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도 ‘생존’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 2012. 3.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