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활정치2

잡담의 급진화 : (1) 인용한다는 것 언젠가 철학자 김영민 선생님과의 환담 중에 선생께서 내게 이런 말씀을 하셨다. “내가 언젠가부터 신경을 써서 지켜 보았는데 김 선생은 다른 사람에 대해 이야기할 때 한번도 나쁘게 말하는 경우가 없는 거 같아요.” 김영민 선생님은 나를 ‘이 선생’이라고 부르실 정도로 둘 사이엔 딱히 친분이라는 것이 형성되지 않은 관계이지만 이처럼 과분한 말씀에 나는 이렇게 답했다. “아닙니다. 저는 다른 사람에 대해 비판과 비난, 험담까지 아주 잘하는 사람입니다. 선생님께서 절 너무 좋게 보신 거 같습니다.” 맞다. 나겐 여전히 나이에 걸맞지 않는 ‘원한’이 남아 있어 다른 이들에게 그 원한을 투영하는 경우가 잦다. 아직 어리고 미숙하기 때문이란 이유만큼 자신의 허물을 정당화하는 흉물스러운 말도 없으리라. 이어 이런 말을.. 2013. 1. 26.
‘그곳’의 유산과 미래의 생활정치 2012. 8. 13 1. 다시, 생활정치로 아마도 꿈을 꿨던 것 같다. 한참을 자고 일어나 지인으로부터 온 전화를 받으며 지난 밤의 꿈을 헤집어 봤으나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했다. 누운 상태로 전화를 받다가 더 편한 자세를 찾아 이리저리 꼼지락거려본다. 컴퓨터를 들여다보며 말을 이어간다. 그러다 별안간 허리를 곧추세워 바른 자세로 앉는다. 20분 간 통화에‘만’ 집중해본다. 멀티태스킹이 문명의 진보가 아니라 외려 퇴화에 가깝다고 한 말에(한병철) ‘응’한 것이라기보다 어떻게 해도 무관한 일상적인 행위에 나름의 형식을 부여하고 그 행위를 통해 작은 의미를 조형해보기 위해서이다. 무용한 원칙을 세워 그것을 근기 있게 해보는 것이야말로 자본제적 체계 속에서 나름의 버릇과 습관을 벼려가는, 생활정치의 수행방식.. 2013. 1.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