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하는 인간1 가난이라는 두 사람 2015. 1. 4. "코트는 네가 결혼하기 전 나와 함께 시 외곽의 아웃렛에서 예복 대신 구입한 것이다. 돌아오는 내 차 안에서 넌 그렇게 비싼 브랜드의 코트는 처음 입어본다며 천진하게 웃었다. 너의 두 달 치 점심 값 정도 되는 그 코트가 싸구려 원단으로 만든 기획 상품이라고, 입어봐야 별로 따뜻하지도 않을 거라고 차마 네게 말하지 못했다. 너는 폴리에스테르가 3분의 2쯤 섞인 육중한 코트를 입고 추위를 모르는 사람처럼 가벼운 걸음으로 사뿐사뿐 걸어 다녔다. 비싼 옷을 입어본 적이 없다는 것을 자랑처럼 말하는 너, 값싼 옷 따위로 금세 따뜻해지는 네가 부러웠다. 그 무렵 네가 부러웠다. 네가 가진 모든 것들, 네가 가지지 못한 것들, 어느 하나 부럽지 않은 것이 없었다." -정소현, 버스에서 읽다가 .. 2015. 1. 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