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과 회복1 재활과 회복 뒷걸음질 치고 있는지도 모른 채 버티는 데 열중하며 내내 내몰리기만 하는 시간이 잦다. 넘어지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다보면 온몸이 경직되어 절벽을 구르고 있는데도 여전히 버티고 있다 착각하며 한참을 더 구르게 된다. 걸음을 내딛는 것이 아니라 구르기라는 가속력에 스스로를 의탁하게 되는 것이다. 예민하고 민감한 성정은 내가 파놓은 구덩이 안에서만은 이상하리만치 무디고 미련하기가 이를 때가 없어져 몸이든 마음이든 어디 한군데가 바스라지고 나서야 구르기를 멈추고 겨우 바깥으로 나오곤 한다. 다 내 어리석음 탓이리라, 홀로 되뇌며 몸을 털고 일어나 다만, 걷는다. 뜻한 바가 있어 걷는 게 아니다. 다만, 걷는다. 그렇게 걷다보면 넘어지지 않기 위해 뒷걸음질 치기를 반복하던 굴레가 세속의 구조가 아닌 어리석음의.. 2015. 11. 2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