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갈무리5

『대피소의 문학』 저자 인터뷰 문학의 역할이나 소명에 대한 기대가 회의적으로 변하는 시대에 ‘대피소’라는 긴급한 장소와 ‘문학’을 연결시키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왜 ‘대피소의 문학’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시는지요? 저뿐만 아니라 참사의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이들이 더 이상 읽을 수도, 쓸 수도 없는 무기력을 경험했을 것입니다. 한동안 ‘구조 요청’에 누구도 응답하지 못했다는 부채감 속에서 지냈습니다. 참사의 사회적 의미나 현실을 진단하는 것이 아닌 참사 현장에 관한 글들을 찾아 읽으면서 ‘현실’과 ‘현장’의 온도차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바깥을 향해 도움을 구했던 이들이 외려 또 다른 누군가를 구해내는 장면을 목격하면서 (가령, 유가족들의 투쟁이나 참사 현장에 관한 증언) 아무도 구하지 못했다는 무기력이야말로 재난 시스템이 .. 2023. 12. 7.
[출간 일지] 아이처럼, 바람처럼, 메아리처럼 [출간 일지] 2019. 4. 21_아이처럼, 바람처럼, 메아리처럼 진주에서 진행한 글쓰기 강좌 2회차. 늘 그렇듯 이미 형성되어 있는 커뮤니티에서 진행하는 강의는 예정된 시간을 넘기고도 끝날 줄을 모른다. 3회차 강좌여서 강의 형식이 적합하지만 할 수 있는만큼 글을 써보기로 한 터. 구성원들의 글을 읽고 이야기를 주고 받노라면 의도없이 도착하는 크고 작은 깨침의 순간으로 웬만한 피로는 어느새 온데간데 없어진다. 정제되지 않은 글을 읽는 일은 쉽지 않지만 그런 글의 부족한 점을 지적하고 조언 하는 일은 쉽다. 어떤 글이든 그 사람의 이력이 그림자처럼 드러나 있기 마련이어서 곳곳에 작은 의욕의 기미가 쟁여져 있다. 그곳에 밑줄을 치는 일이면 충분하다. 쓰면서 알게된다고 했지만 쓰고도 알지 못했던 것을 마침.. 2019. 4. 24.
출간 일지 _메모 2019. 4. 20 2019. 4. 20. 1. 어제 한 동료가 책 출간을 축하한다며 한 권을 내게 선물해주었다. 2. 첫 번째 평론집을 읽고 있던 사촌을 떠올리며 연락했다. 군대에 있을 때 꽤 여러 통 편지를 주고 받았던 사촌의 이름을 오랫만에 적고 서명을 했다. 3. 대학 시절 록밴드 활동을 함께 했던 후배가 책 인증샷을 보내주었다. 4.과 친구들이 5월엔 책잔치를 하자고 제안해주었다. 5. 진주 '소소책방' 글쓰기 강의를 마친 후 참석자 전원이 책을 구매해주셨다. 6. 동료 평론가가 책 출간을 축하한다며 멋진 명함 케이스를 선물해주었다. 쓸 일이 많이 생길 거라는 덕담과 함께. '회복'이라는 게 뭘 뜻하는 것이냐고 묻길래 두서 없이(그러나 짐짓 두서 있는 것처럼) 이야기 했다. 을 소개하고 안내하면서 '회복하는 생활'.. 2019. 4. 22.
<대피소의 문학>(갈무리, 2019) 출간 416세월호 5주기, 출간 마음껏 기뻐할 수만은 없는 오늘, (갈무리, 2019)이 출간되었습니다. 을 지탱하고 있는 두 축 중에 하나가 416세월호라는 사건입니다. 한국 사회 전체가 빠른 속도로 침몰하고 있을 때 유일하게 침몰하지 않은 건 416세월호 유가족들이었고, 침몰하는 배 안에서 서로를 구했던 세월호에 탑승한 승객들로 인해 '구조 요청'의 말을 지켜낼 수 있었습니다. 아무도 그들을 구하지 않았지만 그들은 쉼없이 누군가를 구했습니다. 그 힘에 기대어 '도움을 구하는 이가 먼저 돕는다'는 문장을 쓸 수 있었습니다. 글쓰기는, 책 출간은 대개 한 시절을 떠나보내는 일이기도 합니다. 한 권의 책이 마침내 세상에 나오는 동안 필자는 그 책에 담긴 시절과 결별할 준비를 마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하.. 2019. 4. 16.
연구자와 전령 2016. 4. 6 "코뮌 간 접촉은 '필요하다'기보다는 '원하게 된다'는 편이 옳을 것이다. 왜냐하면, 어떤 코뮌도 코뮌적인 운동도 생로병사를 겪기 때문이다. 병이 든 순간에 다른 코뮌과 접촉하는 것은 '이쪽'의 무거움을 덜어 주고 숨 쉴 구멍을 마련해준다. 또한 '저쪽'을 통해 '이쪽'의 폐쇄성을 극복할 수 있는 힌트를 발견하기도 하며 고립감에서 벗어날 출구가 되기도 한다." ―신지영, 「프롤로그: '이후'와 '계속' 사이에서」, 『마이너리티 코뮌』, 갈무리, 2016, 16~17쪽. "소문의 확산은 정치적이다. 만약 우리가 이러한 비겁함을 극복하고 이야기를 증언하고 퍼뜨려 갈 수 있다면 어떨까? 심화하고 있는 전 세계의 인종주의와 파시즘화 속에서 나는, 여러 가지 갈래로 겹쳐지는 길에 대한 경험을 .. 2016. 4.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