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가치) 있음의 세계1 같이 있음의 세계-윤이형, 「대니」 2016. 3. 16 “내가 좋아하는 것들은, 주인 없는 집 담장 안에 소담스럽게 핀 능소화(능소화가 뭐죠? 잠깐만요, 이제 알겠어요.) 꽃집 진열대에 걸린 채 사람들의 호기심 어린 시선을 견디는 벌레잡이통풀의 벌레 주머니(왜 호기심 어린 시선이에요? 왜 견디죠?). 집 나간 고양이를 걱정하는 옆 건물 노파의 울음소리(어떻게 생긴 고양이였어요?). 그 소리를 듣고 무슨 일이냐고 묻는 사람들의 목소리(찾았나요?). 잠든 아이의 이마에 살짝 배어난 땀냄새(그건 나도 좋아해요). 그런 아이를 보고 웃는 마음 착한 청년의 긴 손가락.” -윤이형, 「대니」, 『러브 레플리카』, 문학동네, 2016, 37쪽. 한편의 소설을 읽으며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기쁨은 ‘두근거림’이다. 가끔 그것은 ‘초조함’의 모습을 띠고.. 2016. 3. 1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