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레의 자리1 걸레의 자리 2016. 1. 16 살림의 정수(精髓)는 걸레에 있다. 휴지가 흔해진 지금이야 생활 속에서 발생하는 오물들을 쉽고 간편하게 훔쳐낼 수 있지만 이전엔 무언가를 흘리면 늘 걸레로 닦아냈다. 걸레질을 한다는 건 오물을 지우거나 없애는 게 아니라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이다. 걸레가 더럽다는 생각은 편견에 불과한데, 늘 오물을 옮겨내는 걸레를 계속 사용하려면 그만큼 쉼없이 세척해야 한다. 내 어머니가 하루에도 몇번씩 걸레를 빨았던 것을 기억한다. 대충 짠 거 같은데 아무리 힘주어 비틀어도 한방울의 물도 흘러나오지 않던 옹골진 걸레를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건 아귀 힘의 차이가 아니라 살림 근육의 차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부엌 입구엔 걸레를 두는 통도 따로 마련되어 있었고 거기엔 늘 방금 넣어둔 듯한 두.. 2016. 1. 2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