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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피소의 문학9

『대피소의 문학』 저자 인터뷰 문학의 역할이나 소명에 대한 기대가 회의적으로 변하는 시대에 ‘대피소’라는 긴급한 장소와 ‘문학’을 연결시키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왜 ‘대피소의 문학’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시는지요? 저뿐만 아니라 참사의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이들이 더 이상 읽을 수도, 쓸 수도 없는 무기력을 경험했을 것입니다. 한동안 ‘구조 요청’에 누구도 응답하지 못했다는 부채감 속에서 지냈습니다. 참사의 사회적 의미나 현실을 진단하는 것이 아닌 참사 현장에 관한 글들을 찾아 읽으면서 ‘현실’과 ‘현장’의 온도차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바깥을 향해 도움을 구했던 이들이 외려 또 다른 누군가를 구해내는 장면을 목격하면서 (가령, 유가족들의 투쟁이나 참사 현장에 관한 증언) 아무도 구하지 못했다는 무기력이야말로 재난 시스템이 .. 2023. 12. 7.
'대피소'와 '천막'에서 '광장'까지의 거리 [책대화 : 대피소와 천막은 어떻게 광장이 되는가] 후기 지난 주 화요일(20일) 저녁, '회복하는 생활'에서 (김대성, 갈무리, 2019)과 (윤여일, 포도밭출판사, 2019)이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제주 제2공항 건설 반대 투쟁을 위해 세워진 천막촌에서 외친 긴급한 목소리를 더 멀리, 더 크게 전하기 위해 쓰인 오십 편의 단장으로 묶인 과 곳곳에서 들려오는 구조 요청에 비평적으로 응답하며 각자의 대피소에서 열리고 있던 곳간을 발견하고자 한 . '대피소'와 '천막'에서 '광장'까지의 거리를 가늠해보기도 하고 때론 이 두 장소가 어떻게 광장이 될 수 없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보았습니다. 은 천막촌에서 수신한 목소리들을 '단장'이라는 글쓰기 양식으로 재서술하는 실험적인 글쓰기입니다. 각각의 단장은 .. 2020. 6. 16.
책대화 : 대피소와 천막은 어떻게 광장이 되는가 : 김대성X윤여일 ⠀ 『광장이 되는 시간』을 쓴 사회학자 윤여일과『대피소의 문학』을 쓴 문학평론가 김대성이 함께 대피소/천막촌의 정치적·사상적 가능성을 탐색한다. 윤여일은 제주 제2공항 건설을 막아내고자 제주도청 맞은편 길가에 천막을 치고 모여든 사람들의 마을, ‘도청앞 천막촌’에서 왔다. 대피소는 어떤 현실에서 긴급하게 피신한 이들이 모여서 만들고 천막촌은 어떠한 현실을 바꿔내려는 이들이 모여 만든다. 대피소에선 긴급한 나눔과 지냄 속에서 정치가 발생하고, 천막촌은 운동에서 살이가 생겨난다.함께 살아가기가 아닌 홀로 살아남기를 요구받는 사회, 존재가 거처와 관계를 잃고 홀로 배회하는 시대에서 대피소/천막촌의 지냄/살이는 사건적이다. 그리고 대피소/천막촌은 새로운 언어의 출처, 정치의 광장이 될 수 있다. 이 모색을 히요.. 2020. 6. 16.
『대피소의 문학』출간기념 김대성 저자와의 만남 : 도움을 구하는 이가 먼저 돕는다 ※ 강연신청 : http://bit.ly/2VX4fNY 일시 2019.6.15.(토) 오후 3시 프로그램 3시~3시50분 저자 강연 3시50분~4시 휴식 4시~ 자유로운 질의응답과 토론 장소 다중지성의 정원 (문의 02-325-2102) 오시는 길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 18길 9-13 (서교동 464-56) http://daziwon.com/?page_id=1655 * “생활예술모임 ‘곳간’과 모임 ‘회복하는 글쓰기’ 대표로 활동하는 평론가 김대성의 두번째 비평집” ― 한겨레신문 “바스러져 가는 영혼에 따뜻한 물 한잔…이 시대 문학의 존재 이유” ― 국제신문 “재난이 일상이 된 시대에서 문학이 담보해야 할 역할을 묻는다” ― 연합뉴스 “비평가의 마지막 세대 혹은 새 비평 정신의 첫 세대”로 평가받는 문학.. 2019. 5. 30.
"대피소에서 만나요"_55회 <문학의 곳간> x 북콘서트 [55회 문학의 곳간] x 북콘서트 55회 에선 '곳간' 지기인 김대성 님의 두 번째 비평집 (갈무리, 2019)을 함께 읽습니다. 비평집의 이름을 달고 있지만 '곳간' 활동을 하며 사귀고 배워온 이력을 바탕으로 침몰하고 있는 세상의 결과 기울어지는 세상을 일으켜 세우고 있는 곳곳의 곁에서 보내는 메시지를 기록-비평하고 있는 저작이니 많은 분들과 함께 읽어보았으면 합니다. 55회는 은 김비 작가님의 사회로 진행됩니다. '대피소에 관한 이미지' 소개를 시작으로 저자와의 대화, '곳간' 친구들의 낭독과 비평, 작은 이벤트 등이 있을 예정입니다. 누구나 편하게 참석하실 수 있는 열린 자리입니다. 사전 신청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55회 은 셋째주 토요일에 열립니다. 55회 안내김대성, (갈무리, 2019) .. 2019. 5. 10.
[출간 일지] 아이처럼, 바람처럼, 메아리처럼 [출간 일지] 2019. 4. 21_아이처럼, 바람처럼, 메아리처럼 진주에서 진행한 글쓰기 강좌 2회차. 늘 그렇듯 이미 형성되어 있는 커뮤니티에서 진행하는 강의는 예정된 시간을 넘기고도 끝날 줄을 모른다. 3회차 강좌여서 강의 형식이 적합하지만 할 수 있는만큼 글을 써보기로 한 터. 구성원들의 글을 읽고 이야기를 주고 받노라면 의도없이 도착하는 크고 작은 깨침의 순간으로 웬만한 피로는 어느새 온데간데 없어진다. 정제되지 않은 글을 읽는 일은 쉽지 않지만 그런 글의 부족한 점을 지적하고 조언 하는 일은 쉽다. 어떤 글이든 그 사람의 이력이 그림자처럼 드러나 있기 마련이어서 곳곳에 작은 의욕의 기미가 쟁여져 있다. 그곳에 밑줄을 치는 일이면 충분하다. 쓰면서 알게된다고 했지만 쓰고도 알지 못했던 것을 마침.. 2019. 4. 24.
출간 일지 _메모 2019. 4. 20 2019. 4. 20. 1. 어제 한 동료가 책 출간을 축하한다며 한 권을 내게 선물해주었다. 2. 첫 번째 평론집을 읽고 있던 사촌을 떠올리며 연락했다. 군대에 있을 때 꽤 여러 통 편지를 주고 받았던 사촌의 이름을 오랫만에 적고 서명을 했다. 3. 대학 시절 록밴드 활동을 함께 했던 후배가 책 인증샷을 보내주었다. 4.과 친구들이 5월엔 책잔치를 하자고 제안해주었다. 5. 진주 '소소책방' 글쓰기 강의를 마친 후 참석자 전원이 책을 구매해주셨다. 6. 동료 평론가가 책 출간을 축하한다며 멋진 명함 케이스를 선물해주었다. 쓸 일이 많이 생길 거라는 덕담과 함께. '회복'이라는 게 뭘 뜻하는 것이냐고 묻길래 두서 없이(그러나 짐짓 두서 있는 것처럼) 이야기 했다. 을 소개하고 안내하면서 '회복하는 생활'.. 2019. 4. 22.
<대피소의 문학>(갈무리, 2019) 출간 416세월호 5주기, 출간 마음껏 기뻐할 수만은 없는 오늘, (갈무리, 2019)이 출간되었습니다. 을 지탱하고 있는 두 축 중에 하나가 416세월호라는 사건입니다. 한국 사회 전체가 빠른 속도로 침몰하고 있을 때 유일하게 침몰하지 않은 건 416세월호 유가족들이었고, 침몰하는 배 안에서 서로를 구했던 세월호에 탑승한 승객들로 인해 '구조 요청'의 말을 지켜낼 수 있었습니다. 아무도 그들을 구하지 않았지만 그들은 쉼없이 누군가를 구했습니다. 그 힘에 기대어 '도움을 구하는 이가 먼저 돕는다'는 문장을 쓸 수 있었습니다. 글쓰기는, 책 출간은 대개 한 시절을 떠나보내는 일이기도 합니다. 한 권의 책이 마침내 세상에 나오는 동안 필자는 그 책에 담긴 시절과 결별할 준비를 마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하.. 2019. 4. 16.
바스러져가는 이야기를 듣는 것, 구조 요청에 응답하는 것 : 대피소의 문학(1) 1. 필사의 글쓰기 이토록 오랫동안 ‘참사’가 끊이지 않고 이어졌던 시대가 있었던가. 용산 참사 이후 ‘조간朝刊은 부음訃音 같다’(이영광, 「유령 3」)던 한 시인의 말이 몇 년 사이에 ‘조간은 부음이다’라는 절망으로 좌초되어버린 듯하다. 아침에 누군가의 부음을 듣는 것이 아니라 부음 없이는 아침이 오지 않을 것만 같다. 오늘 우리가 맞이하는 아침은 누군가의 죽음에 빚지고 있는 것이리라. 무력(無力)해지기 싫어서 무력(武力)을 외면하고 무력감(無力感)과 대면하지 않으려 피해다니다보니 겨우 ‘잊지 않겠습니다’정도의 말만을 읊조릴 수 있을 뿐이다. 누군가에겐 필사적이고 간절한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말이 세상에서 가장 무기력한 말처럼 느껴질 때가 잦다. 그건 ‘잊지 않겠다’는 말이 무기력해서가 아니라 그 말.. 2017. 12.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