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읽기1 흥건한 땀 2024. 12. 4강의를 마치고 강의실을 나서서 종종걸음으로 건물을 빠져나가는 동안 겨드랑이에 땀이 가득하다는 걸 알아차린다. 컨베이어벨트 위에서 끝없이 밀려오는 일거리를 쳐내려 숨가뿐 일꾼처럼, 미로를 빠져나가려 허우적대며 길찾는 사람처럼, 모두 떠난 자리에 남아 홀로 뒷수습을 하는 쓸쓸한 사람처럼 오늘도 강의실에서 남몰래 땀을 흠뻑 흘렸구나. 무대에 선 배우나 가수라면, 운동장을 뛰는 선수라면, 일터에서 몸을 바삐 움직이는 일꾼이라면 이마에서 뺨을 타고 흐르는 땀이 잠깐이라도 반짝일 수 있겠지. 겨드랑이에 흥건한 땀이 강의실 바깥에서 차갑게 식는 순간, 강의 하는 동안 알아차리지 못한 안간힘이 잠시 수치스럽다. 동시에 여전히 안간힘을 쓰며 버텨내고 있구나, 무언가를 붙들려 애쓰고 있구나 싶기도 해 .. 2024. 12. 1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