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요
저기요 : 누군가를 부를 때 쓰는 요긴한 말. 우리는 아직 이 말보다 익숙하고 자연스러운 호명 방식을 가지지 못했다. 하여, 타인을 부르는 보다 요긴한 말을 새롭게 캐내거나 너무 자주 써서 한없이 닳어버린 '저기요'가 가진 의미의 심연을 발굴해낼 필요가 있다. 저기, 누군가가 있다. 가닿고 싶지만, 필시 가닿지 못하고 그 앞에서 바스러지고야 '말'. 저기, 누군가가 있기에, 속절없이 부른다. 그것은 첫 말, 다음 말을 기약할 수 없는, 오직 부름으로써 제 몫을 다해버리기에 '저기요'를 통해서는 결코 다음 말을 꿰낼 수 없다. 그것을 알지만 '저기요'는 얼마나 간곡한 부름인가. 저기, 누군가가 있다는 작은 사실 하나만으로 선뜻 태어나는, 맹렬히 달려가는, 말. 여기에 있지 않고 저기에 있기에, 오직 부를 ..
2011. 1.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