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매일이 다르다2

투 트랙(two track)의 이정표 윤경화 님의 을 읽으며 저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로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임홍빈 옮김, 문학사상사, 2009)를 책장에서 찾아 옆에 펼쳐두었습니다. 러너스 하이(runner’s high)와 러닝 메이트(running mate)라는 두 요소가 경화 님의 글을 이끌고 있는 중요한 동력 장치라고 생각했습니다. 달리고 있는 이에게만 잠시 찾아오는 어떤 정점의 순간과 달리는 동안 감응할 수 있는 동료라는 두 소요가 경화 님의 달리기가 ‘고독’과 ‘우정’ 사이를 교차하는 작업처럼 읽혔습니다. 혼자이고자 하는 의지와 함께였으면 하는 바람이 달리기라는 세계 속에서 밀고 당기며 만들어내는 긴장감을 글에서 감지할 수 있었습니다. 소설을 쓰기 시작했을 때부터 매년 마라톤과 트라이애슬론(triathlon 수.. 2018. 5. 13.
없는 것들 속에서 생겨나는 것 조금 힘 없이, 조금 투명해져서 낡고 쇠락한 주택들이 있던 곳은 어느새 모텔촌이 되어버렸지만 그 한 귀퉁이에 작은 카페가 마치 대피소처럼 간판도 없이 희미한 불을 밝히고 있었다. 그곳은 간판만 없었던 게 아니라 그 흔한 음악조차 없었다. 대신 믿을 수 없을만큼 작고 이쁜 고양이가 있었고, 다른 곳에서라면 들리지 않았을 법한 소리(음)들이 있었다. [회복하는 글쓰기] 2차 강좌는 음악이 없는 카페, ‘매일이 다르다’에서 시작되었다. 상상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음악 없는 카페’를 여는 일은 불가능한 시도처럼 여겨지지만 어쩌면 한번도 찾아보려고 한적이 없었기에 그저 없었을 뿐 ‘음악이 없는 카페’는 그곳에 있었다. 음악이 없었기에 있을 수 있었던 소리들과 함께. 카페 전체를 둘러싸고 있던 크고 작은 소리들이.. 2018. 4.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