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꾼의 삶1 절망하기(1) 2015. 4. 10 꽃 진 아침, 눈을 뜨자마자 ‘절망’이라는 단어만이 텅 빈 방에 오롯하다. 어째서 ‘절망’인 것일까. 이 생생한 오롯함의 정체는 무엇인가. 숨죽이고 생각하다 처연히 고요해진다. 절망한다는 것. 바라던 것(望)을 버려야만 하는 일(絶), 희망이 끊어지는 것은, 희망을 단념하는 것은 무자비한 일이다. 그런데 절망은 누구에게나 아무 때고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바라던 것을 단념하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며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절망이 ‘되는 것’이 아니라 ‘하는 것’이라는 점을 새삼 환기하면서 나는 눈을 뜨자마자 대면해야만 했던 이 생경한 감정을 한켠으로 밀쳐낼 수도, 애써 외면할 수도 없었다. 그리고 곧장 물어야만 했다. 절망이 ‘의지’일 수 있을까. 절망.. 2015. 4. 1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