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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글쓰기 모임2

용감한 연약함 어디서든 아기를 만나면 저절로 함박 미소를 띠게 된다. '너는 언제 저런 아이 낳고 살래'라는 생애사 평균 시간표가 한참 늦은 것에 대한 타박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나는 무조건적인 이 반응이 다행스럽다. 홀로 길을 걷다 길고양이를 만나면 저절로 고양이 소리를 내게 된다. 야옹야옹. 말하기를 중단하고 다만 가엽고 반가운 마음에 고양이 울음소리를 흉내 낸다. 한번도 길고양이가 나를 향해 다가온 적 없지만 내가 흉내 낸 고양이 울음소리가 무척 다행스럽다. 그렇게 무방비 상태가 되는 순간이 있다. 정신을 차리고 그 순간을 돌이켜보면 어리석고 유치하게 보이지만 그럼에도 무방비 상태는 도리없이 반복된다. 생활 속에서 그 반복만큼 다행스러운 일을 나는 알지 못한다. 을 할 때도 나는 그렇게 무방비 상태가 된다. 바보.. 2019. 2. 24.
<생활-글-쓰기 모임> 4회 2015. 8. 4 design_yang 누군가의 편에 서서(2) 글쓰기와 발명하기‘쓰기’라는 행위를 앞에 두고 자꾸만 ‘살기’ 주위를 맴돌게 되는 것은 필시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할지 종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무엇을 어떻게 써야할지 알 수 없음에도 무언가를 써야만 한다는 생각을 그러잡고 있는 일. 이 무용한 애씀 속에 ‘쓰기’의 이치가 있다. 이치는 기어코 도달해야 하는 목적지와 같은 것이 아니라 끝없이 채우고 보살피는 정성을 다한 노동을 통해서만 잠깐 품을 수 있는 ‘뜻’이자 ‘희망’일 따름이다. 글쓰기란 내 것일 수 없는 텃밭 앞에 쪼그리고 앉아 호미질을 하는 것이며 마찬가지로 내 것일 수만은 없는 커다란 짐을 기꺼이 지고 길을 떠나는 일이다. 글쓰기를 일러 고독의 시간 속에 머무르는 일이라고들 하.. 2015. 8.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