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의 자리1 선물의 자리 : 부음(訃音)이 용서로 부화할 때 2017. 8. 28 계란 한 판 두부 한 모 처음 만난 사람에게서 계란 한 판과 두부 한 모를 받았다 아직 친구라고 할 수 없는 그는 처음 우리 집에 왔고 그를 만난 것도 처음이다 그가 있을 때 골목으로 두부 장수가 종을 흔들며 지나갔다 계란을 오래 두고 바라봤다 밖에 나갈 때나 밤늦게 돌아올 때나 마당에 우두커니 서게 되는 나의 마음이 슬픈 것에 매번 놀라며 그러다 한 친구의 소식을 들었다 죽은 줄 알았던 친구 그래서 한 번에 용서할 수 있었던 친구 살아 있었다 나와 가까운 곳에서 그 옛날 우리가 있던 곳에서 한꺼번에 부화된 어두운 시간들이 ⏤조은, 「계란 한 판 두부 한 모」, 『따뜻한 흙』, 문학과지성사, 2003. 처음 만나는 사람이 계란 한 판을 사들고 집으로 방문했다. 가난하고 외로운 사람에.. 2017. 9. 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