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불산1 동물처럼(1) 2016. 4. 8 3월은 내내 여기저기를 걸어다녔다. 찾지 않고 쫓지 않으면서 봄에 ‘입회’할 수 있는 은밀하고 드문 순간을 기대하며 걷고 또 걸었다. 도시 바깥으로 걸었고, 내 생각의 바깥으로 나가고자 했으며, 의도와 욕심 없이 걷는 방법이 있기라도 하듯이 열심을 다해 걸었다. 한 선생님과 세 시간이 넘도록 천변을 걸으며 응/답하는 쾌락을 마음껏 누려서일까 발뒷꿈치 부분의 아릿함이 이 주가 지났는데도 차도가 없다. 걷기 힘들정도의 통증은 아니지만 걸을 때마다 작은 신호를 보내는 듯한 그 통증 덕에 신발의 상태와 걷는 자세, 그리고 몸의 상태를 잠깐이나마 돌아보게 된다. 생활이란 것이 편재해 있는 ‘작은 신호들’의 기미를 파악하고 나름의 방식으로 조합하여 할 수 있는 만큼의 ‘꼴’의 형상으로 만들어보는.. 2016. 4. 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