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재하지 않는 실제1 회복이라는 알 “당신이 믿는 것을 알지 못하면서도 어떤 행동을 한다는 것, 이는 진정성의 부재라기보다는 진정성의 증거였다.” ―레슬리 제이미슨, 『리커버링』 1974년 11월 말, 영화감독 베르너 헤어초크는 젊은 영화인들의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옹호했던 평론가 로테 아이스너가 위중하다는 전화를 받는다. ‘아직은 그녀의 죽음을 허락할 수 없다’는 일념으로 독일 뮌헨에서 프랑스 파리까지 걸어가기로 마음을 먹게 된다. 걸어가면 그녀가 살아 있을 거라는 확신을 품고 떠난 무모해 보이는 여행기, 『얼음 속을 걷다』(베르너 헤어초크, 안상원 옮김, 밤의책, 2021)엔 혹독한 추위와 질척거리고 험난한 시골길, 어둡고 늙은 지방 사람들의 표정만이 이어진다. 출판을 염두에 두지 않고 기록했던 탓에 걷기로 결심한 것을 후회하거나 자주 .. 2022. 3. 2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