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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아2

영화가 건넨 선물Cinematic Present(1) 뒤돌아본 얼굴 ⓒ (최아름, 2012) 학창 시절 내내 '완무'(조현철 분)의 뒷모습만 봐야 했던 '영아'(김고은 분)를 뒤돌아보는 장면. 완무는 어쩌면 저 순간 처음으로 영아가 있는 곳을 향해 고개를 돌렸을지도 모른다. 감정적인 동요를 금지하고 있는 듯한 덤덤한 정조로 흐르는 를 거듭 관람하다보면 '입을 틀어막고 우는 울음'(이성복)조차 낼 수 없는 슬픔의 정서가 곳곳에 배어 있음을 알게 된다. 미안하다고 말할 수도 없는 미안함 앞에서 최아름은 얼굴을 마주보지 못한 채 (그런 이유로 충분하지 못한) 미안함을 전하지만 채울 수 없는 관계의 빈자리에 영아조차 모르는 (영화) 선물을 놓아둔다. '거기가 니 자리야?'라고 물으며 돌아보는 완무의 얼굴 또한 이제는 이 세상을 떠나고 없는 영아에게 보내는 작은 선물이다. 2018. 7. 14.
중심을 이동 하는 운동 : 생활, 모임, 글쓰기 선물 받은 강좌 포스터를 마치 마패라도 되는 양 당당하게 쥐고 오르막길을 오른다. 한참을 올라도 숨이 차지 않으면 체력이 올라와 있다는 것이어서, 숨이 차면 숨이 차는 대로 운동이 되고 있다는 신호이니 어느 쪽이어도 만족스럽다. 다용도실엔 여름 내내 마실 수 있을 정도의 물이 쟁여져 있지만 오늘 같은 날은 무거운 생수 묶음을 사들고 퇴근하고 싶다. 특별히 의도한 건 아니어도 2리터 생수 6개 묶음과 쌀 만큼은 인터넷 쇼핑이나 배달을 이용하지 않는다. 택배 기사님들이나 배달하시는 분들의 노동 강도를 더하지 말자는 생각도 있지만 무엇보다 ‘필수품만큼은 내 손으로’라는 생활 슬로건을 나도 모르고 읊조리게 되었던 터라 미련해보이거나 궁색해보일 것을 알면서도 낑낑거리며 오르막길을 오르곤 한다. 한달여만에 다시 재.. 2018. 6.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