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각자의 윤리1 오늘 각자의 윤리-절망하기(4) 2015. 4. 16 2015년, 다시 돌아온 4월16일. 영영 돌아오지 못한 이들을 잠깐 머금는 기일(忌日). 금식(禁食)하다. 음악을 듣지 않고, 소리내어 웃지 않고, 누구에게도 연락하지 않았다. 상복을 갖춰 입고 종일 벗지 않았다. 유별난 일도, 유의미한 일도 아님을 알면서 무용한 애도를 했다. 홀로 무용함의 목록을 늘려가는 일, 아니 채워가는 일에 집중해보았다. 그리고 알게 되었다. 기껏 내가 할 수 있는 애도가 '하기’(행위)가 아니라 '하지 않기’(금지)의 방법에 기대고 있음을. 하지 않음으로써 하기. 그런 것에 머물러 있어도 괜찮은 것일까. 네 시간 수업을 했고 조금 읽고 겨우 메모 했다. 글쓰기 또한 '하지 않음으로써의 하기'임을 선명하게 알게 된다. 무용함을 조건으로 하고 있는 일들의 목.. 2015. 4. 1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