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백1 바보야! 문제는 자백이 아니야 이별을 통보한 연인에게 이별의 이유를 묻는 것만큼 허망한 일도 없다. 그 이유를 알아야만 이별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지만 그것은 이별을 부정하기 위한 제스처에 지나지 않는다. 이별의 이유는 특정한 사건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관계를 맺고 그것을 이어온 시간들에 녹아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별을 통보하는 연인에게 그 이유를 묻지 말고 연애의 시간을 다시 떠올려보아야 한다. 그곳에 헤어짐의 이유가 너무나도 선명한 모습으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테니 말이다. 범인에게 자백을 종용하는 검찰과 언론의 태도는 이별의 이유를 맹목적으로 묻는, ‘여전히’ 아둔한 연인과 닮아 있다. 자신의 죄를 스스로 진술하게 하는 자백은 결코 범죄의 전말을 설명해내지 못한다. 범죄를 용의자의 자백을 통해 해결하려는 태도.. 2010. 4. 1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