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숲5 곁눈길 2024. 8. 5곳간에 보내주신 에 실은 사진책 글을 눈을 반짝이면 읽었습니다. 당장 구할 수 있는 책을 몇 권 찾아보고 사진책 몇 권을 펼쳐보며 며칠을 보냈답니다. 짧은 글임에도 가 참으로 알뜰하게 읽혔습니다. 사진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를 다정하게 알려주는 길잡이 글이었습니다. 그러고 눈에 띄는 사진집을 펼쳐보았는데, 이상하리만치 사진이 달리 보이더군요. 친구 로드리고 세희에게 ‘똑딱이 카메라’를 하나 구해달라는 부탁을 해두며 “낱말을 수집하거나 문장 쓰는 것처럼 꾸준히 찍어야 그나마 볼만한 사진을 찍을 수 있을 테니까”라고 덧붙였는데, 새삼 사진 찍기와 낱말을 돌보고 모으는 일이 닮아 있다는 걸 떠올렸습니다. 그 생각 때문인지 좀처럼 반듯하게 모을 수 없었던 ⟪우리 말과 헌책방⟫을 마침내 1~7.. 2024. 12. 8. 작은숲―『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최종규, 스토리닷, 2017) 곁에 손수 지은 이름을 펼쳐보다 2024. 9. 24 낯선 자리에서 낯선 이름을 만납니다. 그 가운데 빠지지 않고 스스로 이름을 지어 쓰는 이들이 있곤 했는데, 늘 그이가 부러웠습니다. 대단한 뜻을 담은 건 아니더라도 새이름을 가진다는 건 설레는 일이고, 무엇보다 내 이름을 스스로 지어 쓴다는 게 멋져보였습니다. 누군가에게 선물 받은 이름도 나쁘지 않지만 내가 바라는 바와 다르게 주어진 이름이 아니라 내가 바라고자 하는 뜻을 담은 이름을 스스로에게 선물하는 이들이니까요. 스스로 이름을 지어 쓰는 이들이 내어놓는 말과 글이 뚜렷했다는 건 굳이 이야기 하지 않아도 짐작 할 거라 생각합니다. 저 또한 몇 번이나 스스로 이름을 지어보려고 했지만 쉽지 않더군요. (주어진) 이름이라는 굴레를 벗어나는 게 이렇게도 어렵구나 싶었어요. 이 뿐만은 아.. 2024. 10. 8. 달리며 펼치는 살림―<진주 쓰깅> 자리를 열며 돌아본 달리기 살림 2024. 10. 4군대에 끌려가서 축구나 족구를 한 번도 하지 않았다고 하면 믿어줄 사람이 있을까? 언제부터 달렸나를 떠올려보다가 어지간히도 ‘운동’을 하지 않은 내가 어쩌다 달리고 쓰는 모임을 열게 되었는지 돌아보게 된다. 강원도 철원 산골짜기에서 해가 질 때부터 해가 뜰 때까지 철책선 앞에서 보초 근무를 서야 했기에, 집합 명령이 있었음에도 누가 족구장에 나오지 않았는지 자세히 살필 겨를이 없어 나는 보일러실에 숨어 시집을 읽으며 경기가 끝날 때까지 기다릴 수 있었다. 소대 단위로 떨어져 지낸 부대 특성 때문에 축구를 할 일도 없었다. GOP 근무를 철수하고 바깥 부대로 돌아가서는 계급이 조금 높아져서 축구나 족구를 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만큼 운동과 담을 쌓고 지낸 내가 숨 가쁘게 몸을 움직이게 .. 2024. 10. 5. 눈을 크게 뜨지 않아도(만화책 읽기 1) ―다카하시 신, <좋은 사람>1, 2(1993 한국어판 1998) 2024. 10. 3 지난 일요일 이른 10시부터 최종규 선생님을 이끔이로 삼아 이오덕 어른이 펼친 뜻을 따라 걸어보는 모임을 마친 뒤, 이어서 부산에서 펴낼 어린이잡지 회의를 하니 늦은 5시가 훌쩍 넘었다. 최종규 선생님과 함께 중앙동 곳간 사무실로 넘어와 책 펴내는 이야기를 나눌 참이었는데, 저녁거리를 사러나가는 길에 어제 사지 못한 책이 눈에 밟힌다고 해서 보수동책방골목엘 들렀다. 일본 문고본 여러 권과 보기 드문 잡지 몇 권을 챙겨 돌아나오는 길에 만화책으로 꽤나 유명한 국제서점에 들렀다. 최종규 선생님은 그곳에서도 귀신 같이 숨은 책을 척척 찾아내어 살펴보시길래 책방 구석까지 들어가서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만화책 더미를 훑었다. 그러다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만화책 꾸러미를 보곤 최종규 선생님께.. 2024. 10. 3. 살림글살이(1)―쓸 듯이 쓰기, 쓰며 살기 2024. 10. 2작년 이맘때쯤 누구나, 언제나 비평 쓰기를 할 수 있으니 함께 써보자는 뜻을 품고 이라는 모임을 열었습니다. 그때 ‘매일’을 그저 반복되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펼치는 나날’이라 풀어써보았고 ‘비평’을 ‘되비추기’라 다르게 써보았습니다. ‘연습’은 ‘갈고 닦는 일’이라 풀어썼는데 이를 ‘쓸고 닦는 일’이라 적어도 좋겠다 싶어요. 이를 엮어보면 ‘나날이 되비추(려)는 쓸고 닦음’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새삼 살림이 이미 이런 뜻을 넉넉히 품었구나 싶어요. 살림은 나날이 새롭게 펼치는 일일 테니까요. 어제 모임을 가만히 돌아보다(되비추기) 스르륵― 오늘이 새롭게 펼쳐집니다. 살림이 나날이 새롭게 펼치는 일이라면 살림글 또한 나날이 기쁘게 써야겠구나 싶더군요. 살림글쓰기 모임 자리에서 자주.. 2024. 10. 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