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림 시절1 무명의 무덤이 이끄는 발길 2017. 4. 16 송도에서 장림으로 삶터를 옮긴지 반년이 다되어간다. 그 흔한 공원 하나 없는 동네엔 불행인지 다행인지 아이들, 아이들로 넘쳐난다. 아이들의 몸짓을 눈으로 쫓다보면 퍽이나 애잔한 마음이 들곤하지만 인간적인 세속에 침윤되지 않은 것 같아 작은 안도감을 느끼기도 한다. 그 아이들을 등뒤로 하고 뒷산을 오른다. 산책할 곳이 마땅치 않아 동네 어귀만을 몇번 맴돌다가 매번 걷기를 포기했었지만 이 봄볕만큼은 외면하기가 힘들다. 당연히 산책로나 이정표 따위는 없어 길은 자주 끊어져 왔던 길을 돌아나가야 하는 일이 잦다. 이쯤되면 길을 따라 걷는 것을 포기하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가파른 언덕 쪽으로 발길을 무심히 돌려본다. 한낮의 뒷산이긴해도 인적도, 인기척도 없는 곳에서 길을 .. 2017. 4. 2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