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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아름3

영화가 건넨 선물Cinematic Present(1) 뒤돌아본 얼굴 ⓒ (최아름, 2012) 학창 시절 내내 '완무'(조현철 분)의 뒷모습만 봐야 했던 '영아'(김고은 분)를 뒤돌아보는 장면. 완무는 어쩌면 저 순간 처음으로 영아가 있는 곳을 향해 고개를 돌렸을지도 모른다. 감정적인 동요를 금지하고 있는 듯한 덤덤한 정조로 흐르는 를 거듭 관람하다보면 '입을 틀어막고 우는 울음'(이성복)조차 낼 수 없는 슬픔의 정서가 곳곳에 배어 있음을 알게 된다. 미안하다고 말할 수도 없는 미안함 앞에서 최아름은 얼굴을 마주보지 못한 채 (그런 이유로 충분하지 못한) 미안함을 전하지만 채울 수 없는 관계의 빈자리에 영아조차 모르는 (영화) 선물을 놓아둔다. '거기가 니 자리야?'라고 물으며 돌아보는 완무의 얼굴 또한 이제는 이 세상을 떠나고 없는 영아에게 보내는 작은 선물이다. 2018. 7. 14.
중심을 이동 하는 운동 : 생활, 모임, 글쓰기 선물 받은 강좌 포스터를 마치 마패라도 되는 양 당당하게 쥐고 오르막길을 오른다. 한참을 올라도 숨이 차지 않으면 체력이 올라와 있다는 것이어서, 숨이 차면 숨이 차는 대로 운동이 되고 있다는 신호이니 어느 쪽이어도 만족스럽다. 다용도실엔 여름 내내 마실 수 있을 정도의 물이 쟁여져 있지만 오늘 같은 날은 무거운 생수 묶음을 사들고 퇴근하고 싶다. 특별히 의도한 건 아니어도 2리터 생수 6개 묶음과 쌀 만큼은 인터넷 쇼핑이나 배달을 이용하지 않는다. 택배 기사님들이나 배달하시는 분들의 노동 강도를 더하지 말자는 생각도 있지만 무엇보다 ‘필수품만큼은 내 손으로’라는 생활 슬로건을 나도 모르고 읊조리게 되었던 터라 미련해보이거나 궁색해보일 것을 알면서도 낑낑거리며 오르막길을 오르곤 한다. 한달여만에 다시 재.. 2018. 6. 18.
[회복하는 글쓰기] Ⅲ. 단편영화와 함께 비평 쓰기 강좌소개 세번째 강좌에서는 단편영화를 함께 보고 글쓰기를 진행합니다. 너무 적은 영화가 너무 많은 스크린을 독점하고 있는 형편 속에서, 작지만 반짝이는 한국 단편 영화와 함께 각자가 길어올릴 빛나는 순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할 것입니다. 찰나의 순간에 (되)비치는 각자의 생활 이력을 동력삼아 글을 씁니다. '영화 일기'에서부터 '비평'에 이르기까지 단편영화 속의 이미지를 문장으로 옮겨 각자의 생활로 잇는 작업은 영화 속에 저마다의 고유한 서명(署名)을 남기는 일이기도 하겠지요. 빠르게 지나가는 이미지를 문장으로 엮어올리는 글쓰기의 시간, 그 영화적 순간(cinematic moment)을 기대해봅니다. 올해 초부터 시작한 '연속기획강좌' [회복하는 글쓰기] 세번째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글쓰기 프로그램.. 2018. 6.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