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겨울호1 어두운 시대의 '어휘'들 더 어두워졌다. 한 시대의 어둠을 막아내는 것의 어려움보다 ‘어둠’을 감지하는 감각이 점점 무뎌지고 있기에, 앞으로 더 어두워질 것이다. ‘어둠’을 감지하는 감각의 퇴화는 우리의 삶이 자본이라는 환등상(Phantasmagoria)이 제시하는 길만을 좇고 있다는 것에 대한 반증이다. 이전보다 살기 더 편해지지 않았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왜 밝은 것들은 보지 않고 어두운 것만 보냐고 힐날할지도 모르겠다. 어둠 쪽으로 몸이 기우는 것, 아픈 곳에 자꾸 손이 가는 것은 아마도 ‘문학이라는 병’을 여전히 앓고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그 병이 자꾸만 무언가를 하게 한다. 읽고 쓰고 만나게 한다. 그러나 그 힘이 너무도 미약한 탓에 온통 사라지는 것 투성이다. 문학도, 사랑도, 당신도 점점 더 어두워지고 있다. .. 2011. 11. 1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