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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KS2

재활과 회복 뒷걸음질 치고 있는지도 모른 채 버티는 데 열중하며 내내 내몰리기만 하는 시간이 잦다. 넘어지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다보면 온몸이 경직되어 절벽을 구르고 있는데도 여전히 버티고 있다 착각하며 한참을 더 구르게 된다. 걸음을 내딛는 것이 아니라 구르기라는 가속력에 스스로를 의탁하게 되는 것이다. 예민하고 민감한 성정은 내가 파놓은 구덩이 안에서만은 이상하리만치 무디고 미련하기가 이를 때가 없어져 몸이든 마음이든 어디 한군데가 바스라지고 나서야 구르기를 멈추고 겨우 바깥으로 나오곤 한다. 다 내 어리석음 탓이리라, 홀로 되뇌며 몸을 털고 일어나 다만, 걷는다. 뜻한 바가 있어 걷는 게 아니다. 다만, 걷는다. 그렇게 걷다보면 넘어지지 않기 위해 뒷걸음질 치기를 반복하던 굴레가 세속의 구조가 아닌 어리석음의.. 2015. 11. 28.
간절함 없이 2015. 10. 27 손가락 끝이 퉁퉁 부었던 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손끝에 차오른 누런 고름을 바라보며 고통의 원인을 알고도 손쓸 수 없었던 그 밤에 나는 다급하지만 무력한 인터넷 검색으로 ‘생인손’이라 병명만을 알 수 있었을 뿐이었다. 검색 하고 또 검색해도 병원에서 시술을 받는 것 외엔 그 어떤 방법도 없다는 ‘조갑주위염 Paronychia’. 그날 밤 10년동안 근처에도 가지 않았던 병원에 가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손끝의 고통이 고름과 함께 차오를만큼 차올라 손끝을 뚫고 나올 것 같았던 그 밤에 내가 다급하게 찾았던 것은 바늘이었다. 바늘만 있으면 이 고름을 터트릴 수 있을 것이고 그러면 이 통증도 조금 가라앉겠지. 아무리 뒤져봐도 집엔 바늘이 없었다. 편의점으로 달려가 사온 바늘로 누런 고.. 2015. 11.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