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과 쓸개1 부사(副詞)의 역사 한 때 제 몸으로 삶을 꾸려온 이들이 한없이 무기력해지는 것은 ‘늙음’이라는 생애사적 주기 때문도, 육체를 무너뜨리는 ‘질병’ 때문도 아니다. 늙음과 질병은 많은 원인들 중에 하나일 뿐이다. 누군가를 키우고 주변을 도우며 살아왔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아무 말 없는 ‘우두커니’가 되어버렸다. 김숨은 그런 사람들을 에 대해 이야기 하지만 그들이 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무기력하게 그 자리에 붙박혀 있는지에 대해선 별다른 설명을 하진 않는다. 질병(「간과 쓸개」)이나 유통기한이 다되었다는(「럭키슈퍼」) 간명한 설명 외엔 그들에 관해 우리가 알 수 있는 사실은 별로 없다. 일 하는 사람에 관한 이력이 거의 제시되지 않는 걸 단지 소설적 설정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우두커니가 되어버린 사람들을 별다른 설명 없이.. 2018. 2. 2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