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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불과 밤과 나2

꿈이라는 비평 2023. 1. 22 1 누군가의 꿈 속으로 들어가는 꿈을 꿨다. 그이의 꿈 속에서 노닐다 나온 뒤 나는 사람들을 모아 꿈 속에서 내가 본 것들을 이야기 했다. 내가 꾼 꿈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누군가의 꿈이 말한 것을 알리기 위해 사람들을 모은 것이었다. 꿈을 꿨다기보단 꿈이 나를 찾아온 것이기 때문에 꿈이 내게 말한 것을 사람들에게 알려야 한다 생각했다. 잠에서 깨어 꾸었던 꿈을 생각하며 급히 적었다. 어쩌면 비평은 누군가의 꿈에 초대 받은 이가 쓰는 글이라고. 누군가의 꿈에 (초대 받아) 들어갔다가 나오는 것. 내가 꾸는 꿈이라 생각되지만 누군가의 꿈에서만 꿀 수 있는 꿈이라는 게 있다. 나는 그 꿈 속을 마음껏 돌아다니며 마음껏 느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꿈은 내가 꾸는 꿈이 아니다. .. 2023. 1. 29.
흐트러짐 없이 사위어가는 것 2023. 1. 21 오소영 작가의 개인전 (2023. 1. 20~30)을 보기 위해 '18-1 gallery'에 들렀다. 1,2층을 여러번 오르내리며 작품 앞에 오래도록 서 있었다. 선 채로 서성였다. 작품 앞에 서 있는 동안 적막하고 쓸쓸했지만 사위어간다는 것이 꼭 사라지는 게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들판에 서서 사위어가는 것을 지켜보(내)는 동안 사그라지는 감정에 대해 생각했다. 타오르는 것, 타들어가는 것, 꺼져가는 것이 하나의 몸으로 피어오르는 것 같았다. 피어오르는 몸은 흐트러짐이 없다. 작품 앞에 오래도록 서 있어야 했던 이유를 알 거 같다. 오래도록 들판을 보던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멀찌감치 떨어진 저 들판과의 거리는 그 자리를 떠나지 않고 오랫동안 지켜(보)낸 시간의 기록이.. 2023. 1.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