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작가1 불쑥 내민 손 김은진 씨의 첫번째 책 『AT』(그린그림, 2014)의 발문으로 쓴 글. 부산의 작은 공간과 모임들을 순례하고 유랑하며 쓴 글들이 '그린그림'이라는 독립출판팀을 만나면서 '책'의 형태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부산의 크고 작은 모임들과 장소들 또한 김은진 씨의 기록-노동 덕에 역사의 흔적을 나눠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순례와 유랑의 걸음은 도시를 마을처럼 사(걷)는 보법을 닮아 있다. 김은진 씨가 만난 숱한 이들 또한 비슷한 걸음걸이를 하고 있을 게다. 그 걸음들이 함께 저자를 만들어 냈고 그와 동시에 작은 모임과 장소의 역사 또한 피어났다. 평범한 듯 보이는 이 책이 무척이나 비범해보이는 것은 이 때문이다. 출간 기념일 때 내가 은진 씨를 두고 '마을 작가'라 불렀던 것 또한 '소박함' 때문이 아니라 .. 2014. 2. 1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