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메시지1 위대한 스승이 보낸 편지 작년에 내가 한 일 중 가장 의미 있었던 일은 처음으로 대학에서 강의를 한 것이나 수백 장의 원고를 쓴 게 아니라 내 어머니에게 핸드폰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방법을 가르쳐 드린 것이다. 어머니로부터 처음으로 문자 메시지를 받았을 때의 그 감동이란, 이루어 말할 수가 없는 것이었다. 남루한 당신의 옷차림처럼 오탈자로 가득한 메시지를 보는 순간 ‘말’이 ‘문자’에 선행한다는 기왕의 논의를 부정한 한 철학자의 논의를 비로소 온몸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기도 했다. 수년 전 신병 교육대에서 처음으로 어머니로부터 받은 편지가 온통 문법에 맞지 않는 문장들이었기에 더욱 눈물을 참을 수 없었던 것처럼, 30초간 명멸하는 핸드폰 액정 위에 오롯이 ‘새겨’져 있던 “사라하다 내아들”이라는 결여된 메시지는 늘 주면서도 더.. 2010. 4. 12. 이전 1 다음